도자에 스며든 흰 빛부터 훈민정음까지…'새 나라' 조선의 변화(종합)
도자에 스며든 흰 빛부터 훈민정음까지…'새 나라' 조선의 변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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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전기 작품으로 재평가된 '산수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관계자들이 '산수도'를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세 폭의 화면 위로 거대한 산이 눈에 띈다.
먹의 농담을 잘 살려 그려낸 산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쪽에는 소나무가 쭉 뻗어 있고, 다른 쪽에는 어부가 그물을 던지고 있다. 산자락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부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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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후(防府)시 모리박물관이 소장한 '산수도'(山水圖)의 모습이다.
봄·여름·가을 경치를 담은 이 그림은 한때 중국 송나라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는 조선 초기 산수도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선 전기 미술 (서울드림론
=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관계자가 '사시팔경도'를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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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최고로 꼽힌 화가 안견(1410년경∼1464년 이후)의 화풍이 묻어나지만, 중국 화풍의 흔적도 남아있는 그림. 새로운 나라, 조선에서 엿볼 수 있는 변화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 전기 미술의 면면을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개관한 지 2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특별전 '새 연차휴가규정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통해서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장은 9일 열린 언론 공개 행사에서 "새로운 나라의 시작과 함께 미술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혁신적 경향에 주목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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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조선 전기는 1392년 조선이 건국한 이대출상환
후 200여 년을 지칭한다.
이 시기 미술로는 강희안(1418∼1464), 안견 등 일부 화가의 작품이 알려졌지만, 조선 후기와 비교하면 현재 남아있는 작품 수가 적고 상당수는 외국에 있어 접하기 어려웠다.
김혜원 미술부장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강력한 힘, 역동성에 주목해 도자, 서화, 불교미술 세 부분으로 나미소금융재단
눠 조선 전기 미술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일 개막하는 전시는 규모 측면에서 압도적이다.
'조선의 흰빛'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네이버이자계산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관계자들이 도자기를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박물관은 15∼16세기를 중심으로 한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 당대를 대표하는 작품 691건을 한데 모았다. 이 가운데 국보는 생애 첫 주택청약제도
16건, 보물은 63건이다.
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 등 5개국에서 온 유물만 해도 40건, 그중 23건은 최초로 공개한다.
김재홍 관장은 "그동안 축적해 온 전시와 연구 역량이 있기에 가능한 기획"이라며 "조선 전기를 주제로 한 전시 중 가장 큰 규모로 질적으로도 자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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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조선의 '흰빛'이 완성되는 여정을 짚으며 시작된다.
조선 전기 도자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고려시대에는 푸른 빛의 청자가 널리 사랑받았으나, 조선이 들어선 이후에는 흰 문양을 찍은 분청사기와 하얀 바탕이 돋보이는 백자가 만들어졌다.
관람객들은 벽을 따라 전시된 도자를 보면서 '색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길이 14ｍ, 높이 3ｍ 벽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도자 300여 건을 빼곡히 전시해 고려 말 상감청자에서 조선의 분청사기와 백자로 변하는 양상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쉽게 접하기 힘든 조선 전기 회화를 여럿 볼 수 있는 점은 돋보인다.
조선 전기 도자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일본 모리박물관의 3폭 '산수도', 프랑스 기메박물관 소장 '십장생도'(十長生圖), 국립중앙박물관이 2024년 구입한 '산수도' 등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소개된다.
모리박물관 '산수도'는 일본에서도 잘 공개되지 않은 작품이다.
미국 LA카운티미술관(LACMA)이 소장한 '산시청람도'(山市晴嵐圖)와 일본 야마토(大和) 문화관 소장 '연사모종도'(煙寺暮鍾圖) 역시 주목할 만하다.
두 작품은 유사한 화풍을 나타내 '세트'로 여겨지는데 처음으로 나란히 전시된다.
조선의 불교미술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이 밖에도 조선시대 사대부의 취향이 깃든 서화, 유교적 덕목인 '충'(忠)을 강조하고자 그린 공신 초상, 명필 석봉 한호(1543∼1605)의 글씨 등이 공개된다.
조선 전기 불교 미술을 다룬 부분은 빼놓지 말아야 한다.
전시를 기획한 김영희 학예연구사는 "국가 운영의 기본 이념으로 유교를 채택한 조선이 건국된 이후에도 불교는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선의 불교미술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계자가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둘러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변하지 않는 기도를 담아 금빛으로 장식한 다양한 불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1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법당을 떠나 박물관에서 관람객과 마주한다.
비단 위에 석가모니 부처의 일생을 그린 '석가탄생도'(釋迦誕生圖), 천장보살·지지보살·지장보살을 함께 그린 '삼장보살도'(三藏菩薩圖) 등도 눈길을 끈다.
전시의 마지막은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걸작' 훈민정음이 채운다.
국보인 훈민정음(해례본)은 1443년 세종(재위 1418∼1450)이 창제해 반포한 한글의 원리와 뜻, 문자를 조합해 표기하는 방법 등을 담은 한문 해설서다.
조선의 빛 '훈민정음'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용산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전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에서 관계자가 '훈민정음'을 살펴보고 있다. 전시는 15~16세기 도자, 서화, 불교미술 등을 선보인다. 2025.6.9 mjkang@yna.co.kr
관람객들은 어두운 공간에서 환히 빛나는 훈민정음을 보면서 조선 전기 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다.
박물관은 개막에 맞춰 10∼15일 엿새간 전시를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20일에는 전시를 기획한 학예연구사가 전시 구성과 의미를 설명하며, 다음 달 17일에는 일본에서 한국 회화를 연구하는 전문가 초청 강연이 열린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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